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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den Object Games] Little Shop - City Lights

-이런 숨은그림찾기 게임들에서 설정은 어느 정도나 중요한 걸까요? [아가사 크리스티 : 엔드하우스의 비극] 이나, [아가사 크리스티 : 나일강의 죽음]과 달리, [Little Shop - City Lights](이하 [City Lights])의 매력은 설정 외의 부분에 있습니다. 저는 이 게임이 악마의 발명품 중 하나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City Lights]를 다른 숨은그림찾기 게임과 구별하는 요소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진심으로 재미없는 설정입니다. 'Little Shop' 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시리즈가 앞에 두 편, 뒤에 한 편 더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플레이해보지는 않았기에 시리즈의 나머지 게임들이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자신만의 영화관을 오픈하기 위해 다른 샵에서 일을 한다는 설정은 그냥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 중간에는 사람을 미치게 하는 미니게임이 없습니다. 대신 영화관의 외양을 꾸미는 그다지 예쁘지도 않고 재미있지도 않은 화면이 나옵니다.
둘째는 기가 막히게 짧은 제한시간과, 한층 악랄해진 물건 숨기는 방식입니다. '물건 숨기는 방식' 에는 찾을 것을 요구당하는 물건의 이름도 포함됩니다. 이 게임을 클리어하고 나면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 이름의 영어 표현에 대해 쓸데없는 지식을 풍부하게 쌓을 수 있습니다! 물론 가끔씩 생전 보도듣도 못한 물건도 나오긴 나옵니다만...또한 같은 기능을 하는 물건의 모양새에 얼마나 많은 종류의 배리에이션이 있는지에 대한 쓸데없는 지식도 습득할 수 있습니다. 손톱깎이가 그렇게 여러 가지 모양으로 생길 필요가 있는 줄은 정말이지 몰랐습니다.

셋째는...물론 Blitz Mode라는 악마의 발명품입니다.
blitz〔blits〕〔G 「번개」의 뜻에서〕 n.
1 전격적 공격;맹공, 급습
2 《속어》 전격적 대 캠페인
이게 뭐냐고요? 간단합니다.
화면 안에 있는 물건을 제시되는 순서대로 전부 다 찾는 겁니다.


그게 가능하냐고요? 가능합니다. 아래 화면은 일반 모드에서 제시되는 화면입니다.
Blitz Mode가 끝나고 나면, 이렇게 보입니다.
실로 기발하지요. 이런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이면 아마 누구나 그런 생각을 했을 테니까요-아아, 저것들을 전부 다 치웠으면 얼마나 좋을까. 단언하는데, 이 놈들은 악마입니다. 한 번 시작하면 헤어나올 수 없어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이 게임에는 확실한 중독성 확보를 위한 몇 가지 자잘한 장치들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묶어서 트로피 룸이라는 메뉴에 넣고, 모두 모으기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비둘기 : 스테이지를 옮길 때마다 화면에 비둘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든 스테이지의 모든 비둘기를 다 찾으면 트로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원숭이 인형 : 비둘기 대신 원숭이입니다. 스테이지마다 한 마리씩밖에 없습니다.
-온도계 : 온도계라는 것은 게임에 등장하는 아이템 중 하나로, 온도계를 찾아내게 되면 잠시동안 지금 찾아야 할 물건들에서 얼마나 먼지/가까운지 Hot/Cool로 알려 줍니다. 온도계가 켜져 있는 동안 물건을 빨리 찾아내면 받을 수 있는 트로피가 있습니다.
-그 외에, 노 미스로(엉뚱한 물건을 클릭하지 않고) 한 스테이지에서 찾으라는 물건을 모두 찾아내면 받을 수 있는 트로피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꿈조차 못 꿔본 트로피도 좀 있습니다.

[City Lights]는 상당히 인기있는 게임이라 GameHouse 등 많은 곳에서 체험판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경우에만은 '책임지지 않는다' 고 못을 박아두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하는군요. ^_^; 저는 폐인의 세월을 보낸 끝에 클리어는 했으니, 이번에 새로 나온 [Little Shop - Road Trip]이나 플레이하러 가야겠어요.

Trivia
이 게임 그래픽 자체는... 지금까지 해본 이쪽 장르의 게임들 중에서 제일 덜 예쁜 축이지요.

by euphemia | 2008/08/23 00:18 | Trivia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Hidden Object Games] Agatha Christie™ Death on the Nile (2007)

-몇 달 전, [아가사 크리스티 : 엔드하우스의 비극Agatha Christie™ Peril at End House]을 접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은 저는 Oberon Media등의 뉴스레터를 구독하며 이쪽 장르의 게임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타블렛 펜을 쥐고 쿡쿡 찍어 주면 되니까 다른 게임에 비해 손목도 힘들지 않다는 이유와 이걸 되풀이하다 보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될 지 모른다는 이유를 스스로에게 대고 있자니 굉장히 비참해졌습니다만...실은 1차적인 목적은 당연히, 뿜기는 그래픽을 구경하는 것입니다. 원근과 논리가 뒤죽박죽이 된 이 게임 화면들은 그 자체로 미스터리 소설에 대한 저의 내적 이미지와 닮아 있습니다. 하나하나에서 해문판 아가사 크리스티 문고의 표지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와 같은 기묘하고 섬뜩한 감각이 느껴지고, 제작자들이 배치한 기괴한 유머에서 느끼는 즐거움에도 중독성이 있습니다.

후에 나온 [아가사 크리스티 : 엔드하우스의 비극]이 시대색보다 (영국 해안 지역이라는)지역색이 강한 편인데 비해, [아가사 크리스티 : 나일강의 죽음Agatha Christie™ Death on the Nile]에서는 강렬한 시대색이 느껴집니다. 원작인 [Death on the Nile]은 1937년작이죠. 이 게임에서 찾으라고 요구하는 물건들에서나, 숨은그림찾기 사이사이의 미니게임에서 등장하는 이미지들에서나, 그런 배려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에르큘 푸아로 시리즈가 커버하고 있는 세월을 생각하면 새삼 아득해지네요. :]
맵 화면은 이렇게 배의 평면도로 제공됩니다.
[아가사 크리스티 : 엔드하우스의 비극]과 다른 점 중 또 하나는, 이 게임이 '수사' 컨셉을 상당히 중요하게 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니게임을 통과하려면, 푸아로가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금은 더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단순한 사실의 매치가 아니라, 푸아로가 하는 간단한 실험 하나가 미니게임에 존재하기 때문에요. 이런 숨은그림찾기 게임들은 미니게임을 아무런 설명 없이 들이대서 조작 방법을 한참 고민하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실험을 처음 봤을 때도 조작법을 헛갈려서 당황했었어요. 내용을 다 안다고 멍하니 있었더니만...
아, 그리고 물론 이 게임에는 시체가 더 많습니다. :D
가장 이질적인 부분이라면 이 화면의 존재입니다. 용의자(일 수밖에 없는)인 승객들을 모아놓고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썩 듣고 싶지 않은 지루한 이야기를 한 사람씩 들어 주어야 합니다. 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태라면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문득, 이 게임을 하고 나서 원작이 읽고 싶어지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했던 건 이 방입니다. [아가사 크리스티 : 엔드하우스의 비극]과 달리 캡처를 좀 게을리했더니 정확히 파악은 안 되지만, 이 게임에도 대략 25개 이상의 방이 등장하는 듯합니다. 그리고 전작인 이 게임이 해상도는 약간 낮습니다.
이 게임은 [아가사 크리스티 : 엔드하우스의 비극]과 마찬가지로, Flood Light Games에서 제작되었고 Oberon Games와 Big Fish Games에서 배포됩니다. 역시 아래 다운로드 링크에서 한 시간짜리 체험판을 얻을 수 있습니다.
Oberon Games | Big Fish Games

Trivia
아메리칸 맥기의 [Grimm]의 첫 부분 에피소드들이 마침내 릴리즈되었는데 저는 왜 이런 포스팅이나 하고 있는 걸까요? -_-;

by euphemia | 2008/08/19 22:24 | Trivia | 트랙백 | 핑백(1) | 덧글(16)

이번 아마존 꾸러미

대략 다 도착했군요. 금요일 오후에 어깨가 완전히 비틀어진 채로 보낸 후에 집으로 돌아와, 이틀째 방에서 꼼짝도 안 하고 구르면서 긴다이치-너버스 브레이크다운-일감, 긴다이치-너버스 브레이크다운-일감의 감상절차를 계속 반복하고 있습니다. 테이블 치우면서 치우는 김에 사진은 찍어야지 싶어 찍기는 찍었는데...사진 퀄리티 보면 지금 상태가 얼마나 안 좋은지 알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다 그렇다치고, 저번에 언급했던 흉한 물건, 중간에 끼어 있는 저것 말인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미지보다 더 흉합니다. 어찌나 흉한지 할 말을 잃고 틀어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저 홀로그램 광택 잘 반사되는 각도에서 찍으려고 애쓴 게 아닙니다. 그러나 이 DVD의 문제는 따로 있었으니, 돌려보면 더 앞면보다 추한 면이 얼마든지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으아, DVD 배색이 90년대 Emmanuelle 1집 CD랑 똑같아. 실로 2시즌이 주목되지 않을 수 없는 디자인입니다만, [Monk] 5시즌 DVD만 나란히 오지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비교는 되지 않았을 것을요. [Monk] DVD들은 좀 도를 지나치게 예쁜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느 정도는 취향 탓이겠지요.

by euphemia | 2008/08/16 17:55 | 光と影の迷宮 (영화, TV) | 트랙백 | 덧글(8)

[긴다이치 소년의 사건부]의 진정한 교훈(겸 설문조사)

(설문조사니까 잠시 위에 올려둡니다)

-사람은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특히 동서고금의 명탐정 및 추리작가와 이름이나 성 한쪽이라도 같은 경우는 피해야 한다)는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원천적이고 실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은 '현행범으로 잡힌 게 아닐 때는 묵비권을 행사해야 한다' 가 아닌가 싶습니다. 비단 [긴다이치 소년의 사건부] 시리즈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지만요. 실제로 잡혀들어갔을 때는 자백하면 죄가 가벼워지는 경우가 있는 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애송이 탐정이 눈앞에서 나불거리고 있을 때는 절대로, 절대로 말을 하면 안 됩니다! 특히 연쇄살인의 경우 "k번째 살인에서 내가 범인이라는 증거를 말해 보시지, 그때 나는 ~라는 알리바이가 있는데! " 라는 종류의 얘기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모처럼 드라마판을 보다가 좀 넋이 나가서...어째서 다들 이렇게 술술 잘 부는 거야! ;ㅁ;

말 나온 김에, 이 시리즈의 제일 뿜기는 에피소드 설문조사나 해 봅시다. 좋아하는 에피소드가 아닙니다. 싫어해서 꼴보기 싫은 에피소드도 아닙니다. 마이너스 버닝할 수 있는 에피소드입니다. 미칠 듯이 못력인데 중독성 있는 에피소드입니다. 만화, 드라마판, 소설판 모두 가능. 이유를 간단히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제목이 생각 안 나시면 내용을 간략히 적어주셔도 됩니다. 비밀글 처리는 수위에 따라 자체적으로 해 주세요.

제 경우에는 [흑사접 살인사건]. 이유는 끝나고 나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니,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거 같기는 한데...

by euphemia | 2008/08/16 00:25 | Dear Detective! (추리) | 트랙백 | 덧글(19)

타쿠미 츠카사 - 금단의 팬더

금단의 팬더
타쿠미 츠카사 지음, 신유희 옮김 / 끌림
나의 점수 : ★★

-지금 어깨(등이라고 해야 할지...)가 너무 아픕니다. 이건 지금까지의 손가락이나 손목이랑 달리 자세가 나쁜 탓인 것 같기도 한데...이유를 특정짓지 못하는 것은 의심 가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팀장님과 딜을 해서 일의 양을 2/3로 줄여놓은 것도 잠시, 다른 방향의 일이 밀어닥쳐서 양쪽의 연락을 기다리느라 손은 바쁘고, 눈으로 힐끔거리기만 하면서 뭔가 쓰지는 못하고 그랬습니다. 특정 부분에 무리가 안 가게 하려고 하면 다른 부분에 무리가 가는 것은 자명한 일이고...근래 읽어야 할 책이 생겼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코를 파묻고 읽느라, 나쁜 자세가 더 나빠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오가는 길에 읽고, 저녁시간에 밖에서 읽고, 들어오면 바로 기절한 듯이 뻗어서 자고(혹은 몇 시간마다 깨느라 못 자고 ㄱ-) 그런 식으로 뱅글뱅글 돌다 보니 포스팅 예고까지 했던 [금단의 팬더]가 저멀리...

그래서 그간 달리 읽은 것들도 많지만, 공수표부터 메꾸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평소 제 포스팅에 비하면 상당히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많을 예정이니 가려둘게요.

일단 저 표지는, 썸네일만큼 귀엽지 않습니다. 믿으세요. 썸네일의 표지가 상당히 귀여워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축소빨입니다. 실제 크기의 표지는 상당히 역겨운 디테일이 많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의도가 그 방향이었다면 상당히 성공적입니다. 판다 싫어하는 사람이 그린 표지인가 생각했었어요. 귀여움과 역겨움은 한 장 차이라고 하고, 저한테는 참 역겨웠던 것이 귀엽다고 받아들여지는 경우를 왕왕 봤으니까 확신은 못 하겠습니다만...

내용 보기 (주의 : 완벽한 스포일러)


소설 내용의 퀄리티를 논하기 전에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은 책의 외형입니다. 늘 책띠 스포일러에 대해 투덜거려 왔습니다만 이 책에 비하면 지금까지 제가 투덜거린 모든 책들이 다 면죄부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어쨌든 미스터리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이 책의 뒤쪽 책날개에는, 소설 내용을 한큐에 꿰뚫는 스포일러가 씌어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소설 후반부에, 나름 긴장감을 가지고 지금까지 끌고 온 이야기의 진위가 밝혀지는 첫 번째 클라이막스 부분이 있습니다. 이 책 뒷표지에는 이 대목의 인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요약이 아닙니다. 인용입니다. 반복합니다, 인용입니다.

본문 인용이라 해도 물론, 적당히 잘 잘랐으면 문제가 안 됩니다. 당연하게도 그러지 못했으니까 문제가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제대로 못 해놓고서 잘 했다고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왜 이런 느낌을 받게 되었느냐...그 인용문을 보면 모든 것이 확실해질 겁니다. 스포일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야기니까 일단 내용 얘기부터 하지요.

이것은 결국 또 사람 먹는 이야기입니다. 평소 이 장르는 [특별 요리] 에서 시작되고 끝났다고 늘 말하고 다녔는데 반쯤은 농담이고, 뛰어난 변주는 언제나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금단의 팬더]는 그냥 완벽하게 이 범위 안입니다. 사람 먹는 금기 외에 또 뭔가가 있느냐? 없습니다. 요리 묘사도 그렇게까지 흥미로운 줄은 모르겠고, 페이지가 마구 넘어가는 속도감도 없으며, 캐릭터의 매력도 그냥 그렇습니다. 딱 한번 흥미로웠던 광경은 두 파트의 등장인물들이 처음으로 교차하며 다른 캐릭터의 눈으로 아오야마를 보았을 때 어떻게 보이는가를 확인한 순간이었는데, 그 부분은 썩 좋았습니다.

딱히 다른 매력이 없다면 최소한 사람 먹는 얘기의 기밀성만은 지켜져야 할 겁니다. 그런데 알라딘 상품페이지의 책 소개를 비롯해 이 책에 대한 홍보문구는 엉망입니다. 아니, 저런 얘기를 써 놓고서 냉장고 속에 들어 있는 게 대체 사람말고 뭐라고 생각하라는 겁니까. 제목이 [금단의 팬더]라서 팬더라고요? 게다가, 위에서 언급했던 책날개의 인용문은 긴장감이 한껏 고조된 대목을 인용하며 냉장고 속의 내용물 중, 수상쩍은 페이스트가 든 용기의 레이블이 'pate de personne'이라는 데 이르고 있습니다. 다음 문장에서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사전을 찾고, 저 이름을 일본어(그리고 번역본에서는, 한국어)로 말해 줍니다만...

...이래도 제 분개가 정당하지 않은 겁니까? 애초에 프렌치 쉐프가 저 정도의 단어를 몰라서 사전을 찾아봤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프랑스어가 영어에 비해 입지가 좁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이런 짓은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요? 기획자, 편집자, 홍보 담당자 중 누가 범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기네 출판사 책을 일부러 '내용을 다 알고 봐도 재미있나 없나' 하는 고전의 반열에 드는 시험에 노출시키고 싶었던 게 아니라면 전혀 이해가 안 가는 선택입니다.

by euphemia | 2008/08/14 17:27 | Dear Detective! (추리) | 트랙백 | 덧글(2)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자 미디어에서 캐릭터의 미남도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방식' 에 의해 결정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렸을 때 ABE 전집의 [횃불을 들고The Lantern Bearers]를 보면서 보티건Vortigern의 큰아들 보티머Vortimer한테 헐떡헐떡한 사람이 저말고도 상당히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나이가 들어서 다시 ABE판을 읽거나, 원서를 읽어본 바에 의하자면 보티머가 미남이라는 말은 한 마디도 안 나옵니다. 그냥 그는 키가 크고 얼굴이 희고 태도가 도도하고 옷차림이 화려할 뿐이죠. (...) 저런 묘사에 늘 데리고 다니는 매까지, 그야말로 미칠 듯한 왕자님 간지를 내뿜는 탓에 진짜 브리튼 왕자 암브로시우스가 좀 죽어 보이는 감이 있습니다만, 전에도 얘기했던 대로 에이브판에 생략된 부분을 보면 암브로시우스도 할 건 다 합니다. 좀 다른 방식으로.

보티머는 아무래도 겉이 화려한 대신 살짝 바보 간지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이가 들면서는 쿨게이(...) 카티건을 더 좋아했습니다만 이건 그냥 여담이고. 요 근래 몇몇 미디어를 보다가 미친 듯이 꽂힌 캐릭터가 생각나서 써봤습니다. 얼핏 근엄해 보이는 작가들 중에는, 밝힐 건 다 밝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위에서 얘기한 [횃불을 들고]의 작가 로즈마리 서트클리프도 그렇고요. 쓰면서 누구한테 헐떡거렸는지 다 보이는 거 같은 착각이 듭니다.

이 얘기를 하면 돌이킬 수 없는 변태 인증인데 저한테는 묘사하는 방식이나 성격 말고도 턴온 스위치가 하나 더 있습니다-이름.

by euphemia | 2008/08/11 23:15 | Trivia | 트랙백 | 덧글(7)

현실이 롤러코스터

-(아래의 척 폴라닉 원작 영화화 이야기는 사실이기는 하되, 그 밑의 진정한 내용을 가리기 위한 페이크입니다.)

[질식Choke]의 개봉이 또 떠밀렸다는 걸 듣고 불을 뿜으며 분노의 imdb 서치를 하다가, [인비저블 몬스터]를 다시 할 거라는 얘기를 듣고(파커 포시는? 파커 포시는? +_+) 열광. 다들 난리났다. 감독은? 샤논은? 공주님은?

감독은 타란티노였으면 하는 강렬한 소망이 보드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this book screams quentin tarantino' (ID : aarohead) 라는 극찬성 의견에, 크리스토퍼 놀란이 좋을지도라는 사람도, 저는 고작해야 데이빗 핀처를 한 번 더라는 생각밖에 안 했는데 타란티노라니 이 넘들 스케일 크군요.

섀넌에 헤더 막스는 그렇다 치고 스칼렛 조핸슨이라는 죽을 것 같은 주장을 듣고 누군가의 '걔는 우주의 역사상 제일 과대평가된 여배우다' (ID : dirtyfrank16) 라는 말에 동조한 후에 제시카 비엘이 될 거라는 카더라 통신과 파커 포시를 그리워하는 내 소울 브라다와 나탈리 포트먼...공주님에 안젤리나 졸리가 좋겠다는 얘기까지 보고 났더니 이제 슬슬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 싶어 화제를 전환했습니다. 척은 그렇다 치고 헤닝 만켈 쪽은? 영국에서 발란더 시리즈 TV 무비를 찍는다는 얘기를 보고 상세정보에 들어가 봤더니

발란더가 케네스 브라나


......
옛날에 폴횽한테 배운 표현을 빌리자면
야 이 갱스터들아 ;ㅁ;

참고로 이건 위의 [인비저블 몬스터] 얘기와는 달리 이미 결정된 겁니다. [Sidetrackted]를 다 찍고 포스트 프로덕션 중이라더군요.
이 상황에서 내가 해야 할 올바른 일은 무엇인가.
1. 사놓고 안 본 [Sidetrackted] 영문판을 달린다.
2. 현실을 잊기 위해 [다크 나이트]를 열 번 더 본다.
3. 고담시를 공격한다.

그런데 또 요즘 모습을 보니 '안 될 거야 있나...=ㅂ='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어떻게 된 거야, 록허트!

by euphemia | 2008/08/10 20:19 | Trivia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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