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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ycle

-도처에 만연하는 네이버 블로그 식 재활용에는 좀처럼 찬성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재활용은 필요한 일입니다. 작은 소망이라면 정말로 '활용하고' 있는 거라면 좋겠어요. 흉한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요구르트를 몇 개씩 먹어치우는 것은 국민학교 방학 개학 전날로 족하지 않습니까.
횽들이 지난 번 팬케익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푸딩 병을 모으는 걸 포기했다는 얘기를 듣고 희색이 만면하여크게 낙심해서 그냥 양념 병으로 계속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쓰고 있던 양념통이 그럭저럭 8년째 된 물건이라 싫증도 나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바꿨지요. 옛날처럼 요리를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양념병은 작으면 작을 수록 좋다는 걸 터득한 지금은 별로 거리낄 것이 없습니다.

그러면 원래 있던 양념통은 버렸느냐? 아닙니다. 원래 있던 것도 진지한 표정에 꽤 잘생긴 물건이었습니다. 제 취향에는 좀 무거워서 그렇지. 아래로 갈 수록 좁아지는 심플한 컵 모양 유리 용기에 나무 뚜껑이 붙어 있는 모양이었기 때문에, 뚜껑을 빼고 그냥 유리 컵으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유리 컵이 갖고 싶어지던 참이었어요. 머그컵에 만족하고 있지만 어떤 종류의 음료-이를테면 우유나 오렌지 주스-는 아무래도 투명한 유리 컵에 마시고 싶어지지 말입니다.
기분나면 뭔가 그려넣을 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심플합니다. 설명이 없으면 그냥 컵으로밖에 보이지 않죠? 아무래도 양념통이라 유리 자체가 좀 두껍기는 한데, 두꺼운 유리컵으로 뭔가 마셔본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고, 깨질 위험도 적고, 차라리 마음이 놓입니다. 단, 제게는 좀 무겁네요. 컨디션 나쁜 날은 들어올리기 힘들지도...
오늘은 그래서 재활용 특집입니다. 빵 접시는 파리바게트의 케익 받침이에요. 어느 날 횽들과 갑자기 생크림 케익이 당겨 작은 거 한 판을 다 퍼먹고 봤더니 저런 단정한 멜라민 접시가 깔려 있잖아요. 종이나, 아니면 어떻게 봐도 일회용인 접시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은데...가운데에 파리바게트 로고가 있는 것을 제외하면 무늬 없고 깨끗합니다. 마음에 들었어요.
알렉산드라 마리니나의 [도난당한 꿈]을 읽은 이후로, 저는 늘 오렌지 잼이란 물건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마멀레이드가 아닌 오렌지 잼이란 어떤 물건인 걸까 궁금했지요. 얼마 전에 패션 파이브에 가서 구해 온 오렌지 잼은...맛있었습니다. 굉장했어요. 매장에서 "단맛이 강한 편인가요? " 라고 물었더니 그렇게 강하지 않다고, 오히려 시원한 맛이 많은 편이라고 들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시식해 본 결과로는 저를 만족시킬 만큼 달고, 적당한 신맛이 있고, 큼직한 오렌지 과육의 시원한 맛에 아주 가늘게 썰어넣은 껍질의 쌉쌀함까지, 지금까지 먹어 본 잼들 중 제일 훌륭한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노골적으로 버터를 바르고 팬에 구운 토스트에다 발라 먹어야겠어!

by euphemia | 2008/06/28 15:47 | The Debt to Pleasure | 트랙백 | 덧글(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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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TITANESS at 2008/06/28 18:06
.. 오렌지쨈 사러 가야 겠군요.
Commented by euphemia at 2008/06/30 22:55
사러 가셨나요? ^^
Commented by 미카 at 2008/06/28 20:03
꺅 맛있어보입니다. 저도 오렌지쨈이 마구 당기는데요
Commented by euphemia at 2008/06/30 22:55
맛있었어요! ;ㅁ; 주말에 반이나 먹었어요.
Commented by 미치루 at 2008/06/28 22:16
오렌지쨈~!! 고딩때 귤잼을 시도하다 말아먹은적이 있는데 꼭 먹어보고싶네요ㅠㅠ
Commented by euphemia at 2008/06/30 22:56
저도 주머니(...)도 안 벗긴 오렌지로 잼을 만들다 그만...
Commented by Devilot at 2008/06/29 00:15
저 푸딩 병은 저도 (사진)볼 때마다 탐났지만 푸딩 담기엔 그리 적당치 않아보여요;
원래 쓰시던 양념통이 아주 튼튼하니 좋아보이네요=ㅂ= 그런데 역시 유리가 좋긴 하지만 무거운 게 흠이라 플라스틱이나 멜라민으로 가게 되더군요_ _
그런데 마말레이드와 오렌지잼의 차이는 뭔가요? 전 오렌지로 만들면 다 마말레이드인 줄 알았;
Commented by euphemia at 2008/06/30 22:57
저도 사실 푸딩을 병에 담는 유행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저 가게에 가면 푸딩과 함께, 엄청 가늘고 긴 스푼을 주기 때문에...적어도 먹을 때는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ㅁ^;

아, 그리고 마말레이드는 '껍질' 이 주가 된 잼이고, 이번에 저 잼은 명백히 과육 부분이 더 많더군요. :]
Commented by 시안 at 2008/06/29 00:27
헉.. 이쁘다
그런데 궁금한거 두가지요. 기존의 양념통을 유리컵으로 사용하시려면 양념냄새 밴걸 어떻게 빼셨나요?
그리고 케익받침이면 기름이 장난이 아니라서 설거지를 할바엔 차라리 접시를 사고만다 하며 포기했는데 어떻게 기름을 제거하셨는지?
정말 알뜰살뜰 대단하십니다. ㅜ.ㅜ 그간 낭비한 물건 다시봐야 겠네요.
Commented by +_+ at 2008/06/30 02:05
지나가다 슬쩍 보고 ^^
소다와 식초를 함께 넣으면 부글부글 끓거든요.. 진정시킨 다음에 + 물을 섞어서
하루정도 방치해보세요~ 왠만한 냄새는 다 빠져요~
기름기는 일단 휴지로 닦아낸 다음에 소다를 살살살.. 좀 많이 뿌려서 휴지로 닦아내보세요~
Commented by euphemia at 2008/06/30 23:01
이번에 비운 건 소금/설탕이 들어 있던 양념통 뿐이라, 양념냄새가 밸 일은 별로 없었어요. 예전에 고춧가루를 담았을 때는 어떻게 했더라...? 저는 대개 그냥 시간을 들이기로 하고, 더운 물과 세제나 소다로 천천히 닦고 물에 오래 우려내는 방법을 씁니다. ^ㅁ^;

기름은 +_+ 님 말씀대로, 휴지로 닦아낼 수 있는 만큼 닦은 다음에 뜨거운 물과 세제로...뭔가 다른 음식을 해 먹은 잔해보다도 오히려 쉽게 깔끔해지더군요.
Commented by 쇠붕 at 2008/06/29 02:32
저도 저 파리바게트 케익접시 두 개나 있는데..집에서 가끔 둥근 파운드 구우면 받침으로 요긴하더군요. 마침 하나밖에 없는 원형틀 사이즈와 딱 떨어져서^^ 근데 한개는 너무 갓 구운 녀석을 틀 째 올렸더니 울룩불룩 울어버렸어요. 으흑.ㅡㅜ;; 열에 약한걸 깜박.
Commented by euphemia at 2008/06/30 23:03
둥근 파운드란 어떤 것일까 잠시 망상을...너무 적극적인 데까지 갔더니 그 비주얼이 너무 매혹적이라, 갑자기 파운드케익이 또 엄청나게 먹고 싶어졌습니다. 심플하게 건포도...불린 건포도 밀도가 엄청 높은 파운드케익을...
Commented by kz at 2008/06/30 04:01
저도 케익받침 잘 쓰고 있어요 :)
Commented by euphemia at 2008/06/30 23:03
오늘도 저녁에 안주접시로 삼았어요. ^ㅁ^
Commented at 2008/06/30 11:4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euphemia at 2008/06/30 23:06
동네 모 마트에 '유자잼' 이란 게 있던데......
아, 저는 괜히 어떠려나 싶어 복분자잼(...)을 샀습니다. (산딸기라고 쓰면 안 되는 거야? 응? ;ㅁ;) 맛은 둘째치고 비주얼이 뭔가 고약을 연상케 하는 감이 있었습니다. 무협이 느껴집니다.
오렌지는 언젠가, 한번 시식해 보시겠어요? 뵙게 되면 들고 나갈게요 'ㅁ'
Commented at 2008/06/30 11:5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euphemia at 2008/06/30 23:06
(회신완료)
Commented by 지원 at 2008/06/30 20:16
어머 예뻐라...

삐님의 포스팅은 언제나 달콤한 것에 대한 식욕을 자극하네요.
Commented by euphemia at 2008/06/30 23:07
감사합니다 ^ㅁ^/
요즘 나날이 피곤해서, 단것에 대한 욕구가 그야말로 꼭대기. 가방 안에 늘 초콜렛을 가지고 다니는데, 너무 피곤해서 목에 안 넘어갈 때도 있어요. 한데 저 오렌지 잼이 그야말로 술술 넘어가더군요 ;ㅁ;
Commented by 니세 at 2008/07/01 04:59
(위의 리플에 놀라서) 복분자라는게 라즈베리예요??
Commented by euphemia at 2008/07/01 12:54
한국산 산딸기와 라즈베리가 어느 정도 비슷한 물건인지는 모르겠지만...과히 멀지 않을 거예요. =_=;
분류상으로도 일단 같은 속에 들어 있고...
Commented at 2008/07/07 02:0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07/07 02:0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euphemia at 2008/07/07 15:23
앗, 어서 오세요. 위 비밀글(ㄹ 님)과 같은 분이신지요? 덧글을 한 번만 달아도 될지...^ㅁ^;
사용하지 않은 병의 구입처는 잘 모르겠고요, 저는 패션파이브라는 가게에서 푸딩을 먹고 주워왔습니다. 푸딩 가격이 좀 셉니다(병값이 꽤 포함되었다고 생각중입니다.)만, 병 열두 개에 푸딩 하나가 공짜라는군요. 저는 저 병이 마음에 들어서 모으기를 중단하고 조미료병으로 변경중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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