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9월 28일
이석현 - [검은 눈동자]
-예이-드디어 구했습니다.
헌책이담ºㅁº
언젠가 언급했던 책입니다만, 이건 소위 이석현삘(*)이 넘쳐흐르긴 해도 놀랍게도 이 소설의 원작자는 따로 있습니다. 네, 번안이에요.
이것의 원작은 사실......
네, 요시야 노부코의 [홍작]입니다. :]
헌책방 실패 3회만에 구한 책이라 감회가 깊습니다. ㄱ- 저 보통 원서 살 생각이 있는 책들은 무리해서 안 구하는데 이것만은 도저히 소장욕구를 버리기가 힘들더군요. 인쇄정보에 의하자면 1971년 12월 5일 교회인가, 1972년 10월 1일 초판, 1983년 3월 20일 중판이군요. 당연히(...) 성바오로 출판사 책이고요. 가격은 1,400원(...).
빨리 원서를 사서 대체 뭐라고 써 있나 보고 싶은 기분이 간절합니다.
생각해보면 처음 읽었을 때부터 도저히 얼굴 화끈거림 + 민망함 + 안습을 견딜 수 없었던 게,
여주인공 이름이 마 유미 란 말입니다.
......그냥 좀 다른 이름으로 할 수는 없었나, 원작의 주인공 이름이 나니나니 마유미였음을 너무 절실히 보여 주는 저 개작. 1971년이라는 시대를 생각해 봐도 너무 안습입니다. 나중에 마유미 남매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또한, 그들의 원래 성이 명씨였음을(그러니까 명 유미) 알게 되는데...여기서는 문자 그대로 좌절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거 읽었을 때는 아직도 80년대였는데.
문제는 역시 다른 캐릭터들 이름이 저 지경은 아니었다는 점.
대강 이렇습니다. (...[검은 눈동자] 정서를 반영하여 성과 이름은 계속 띄어 쓰도록 하겠습니다. ;)
마 유미 - 司まゆみ 츠카사 마유미 (firiel님 덕분에 찾았습니다)
김 순혜 - 蔦村純子 츠타무라 스미코
고 선영 - 辻綾子 츠지 아야코
원 남숙 - 藤倉篤子 후지쿠라 아츠코
오 영애 - 利栄子 리에코.
고 창환 - 辻珠彦 츠지 타마히코. 이 이름 때문에 아까 한참 굴렀습니다.
마 장훈 - 司章一 츠카사 쇼이치?
유 기순 - 辻由紀子 츠지 유키코겠지만...이건 좀 그렇다;;; (*한문을 보세요.)
어머니를 잃은 마유미 남매가 맡겨진 고씨 집안은 [검은 눈동자]에서는 그저 부잣집이었습니다만, 원작에서는 확실히 츠지 남작가. 답다, 는 말이 절로 나오는 건 어쩔 수 없군요. : ] 참고로 저 타마히코(...)가 남작입니다. 으악. 재수...주인공보다는(마유미도 좀 재수없을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오가사와라 사치코 님의 프로토타입이 이거였을 거라고 우기고 싶어지는군요) 츠지 가...아니 고씨 집안 가정교사 김 순혜 선생의 순정이 훨씬 마음을 울렸다고 할 수 있겠는데...선생의 소녀 시절이 등장한 것은 [유리가면]에서 츠키카게 선생의 젊은 시절이 나왔을 때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짜릿했어요.
그러나 무엇보다 제게 이 책을 기억하게 한 것은 원 남숙이라는 캐릭터의 존재였을 겁니다. 그녀는
이런 그녀는 불량소녀.
그녀가 불량소녀인 이유는 소설을 탐독하고 영화관에 가기 때문입니다. 으아, 저 시대에 태어날 걸 그랬네. 소설을 탐독하는 것 정도로 후료 기분을 맛볼 수 있다니...게다가 그녀는 마 유미를...
.......숭배합니다.
입버릇처럼 그렇게 말하고 다닌다네요.
생각해 보니 마지막에 마 유미를 찾아내는 것도 원 남숙이었지. 마 유미가 사라진 후에 [늘 우울해하며 제가 가장 아끼던 친구가 사라져서 살 맛이 안 난다고]도 했고요. 심지어 그녀는 여학생 잡지에 익명(인지 필명인지)으로 마 유미를 칭송하는 글을 투고하기도 합니다. 그 잡지의 이름은 [여학생]입니다만...원작에서는 [麗女界].
읽어본 사람들 대개가 '의외로 다이나믹한 전개'에 놀라곤 하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한류드라마에 익숙해진 우리는 놀라지 말도록 합시다. 갑작스런 해피엔딩은 사실 예정되어 있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역시 누구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오 영애의 느닷없는 개과천선이라든지. ;;; 무엇보다 짜증나는 것은 역시 저 남자캐릭터의 존재이지만요. 그거야 원작 탓이겠지...
원작이 당시(1932년?)의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의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듯이 이 번안도 70년대(아마도.) 카톨릭계(여학교)의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 ] 진짜로 건질 만한 부분은 이것이라고 생각되네요. 유미와 선영을 비롯한 여학생들은 성모여학교에 다니는 걸로 되어 있고, 김 순혜 선생은 대구의 효성여학교를 나와 효성여대를 다니고 서울에 올라와 프랑스인 수녀의 소개로 가정교사가 되었습니다. 또한 저 부잣집의 소재지가 '명동'이라는 점이 시대감각이 느껴져서 재미있군요.
(*) 생각해보니 이석현삘이나 요시야 노부코 삘이나 별 차이도 없...OTL
Trivia
1. 웹에서 재미있는 아티클을 몇 개 찾았습니다. 이를테면 여기.
"덧붙여서 아츠코가 투고하고 있는 잡지의 이름은, [麗女界]. 좋은 이름이다..."
"1932년에는 이런 고집센 미소녀가 독자의 공감을 얻고 있었는지? " -근데 이건 요즘도 변함없다고 보지만...
2. 원작에서 마유미가 프랑스어 원문으로 읽었다고 했던 책은, 엑토르 말로의 [집없는 소녀En famille]. 그런데 이 번안에서는 같은 작가의 [집없는 아이Sans famille]. 번역 제목은 비슷하지만서도 원제만 보면 심지어 정반대. 이쪽이 한국에 더 널리 알려져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걸까요?
3. 천조제님 제보 : 紅の紋章
뭐, 뭐냐 이 드라마! ;;;
4. 구보 박태원은 헤어스타일이 요시야 노부코를 닮았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답니다. (...)

언젠가 언급했던 책입니다만, 이건 소위 이석현삘(*)이 넘쳐흐르긴 해도 놀랍게도 이 소설의 원작자는 따로 있습니다. 네, 번안이에요.
이것의 원작은 사실......

헌책방 실패 3회만에 구한 책이라 감회가 깊습니다. ㄱ- 저 보통 원서 살 생각이 있는 책들은 무리해서 안 구하는데 이것만은 도저히 소장욕구를 버리기가 힘들더군요. 인쇄정보에 의하자면 1971년 12월 5일 교회인가, 1972년 10월 1일 초판, 1983년 3월 20일 중판이군요. 당연히(...) 성바오로 출판사 책이고요. 가격은 1,400원(...).
빨리 원서를 사서 대체 뭐라고 써 있나 보고 싶은 기분이 간절합니다.
생각해보면 처음 읽었을 때부터 도저히 얼굴 화끈거림 + 민망함 + 안습을 견딜 수 없었던 게,
여주인공 이름이 마 유미 란 말입니다.
......그냥 좀 다른 이름으로 할 수는 없었나, 원작의 주인공 이름이 나니나니 마유미였음을 너무 절실히 보여 주는 저 개작. 1971년이라는 시대를 생각해 봐도 너무 안습입니다. 나중에 마유미 남매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또한, 그들의 원래 성이 명씨였음을(그러니까 명 유미) 알게 되는데...여기서는 문자 그대로 좌절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거 읽었을 때는 아직도 80년대였는데.
문제는 역시 다른 캐릭터들 이름이 저 지경은 아니었다는 점.
대강 이렇습니다. (...[검은 눈동자] 정서를 반영하여 성과 이름은 계속 띄어 쓰도록 하겠습니다. ;)
마 유미 - 司まゆみ 츠카사 마유미 (firiel님 덕분에 찾았습니다)
김 순혜 - 蔦村純子 츠타무라 스미코
고 선영 - 辻綾子 츠지 아야코
원 남숙 - 藤倉篤子 후지쿠라 아츠코
오 영애 - 利栄子 리에코.
고 창환 - 辻珠彦 츠지 타마히코. 이 이름 때문에 아까 한참 굴렀습니다.
마 장훈 - 司章一 츠카사 쇼이치?
유 기순 - 辻由紀子 츠지 유키코겠지만...이건 좀 그렇다;;; (*한문을 보세요.)
어머니를 잃은 마유미 남매가 맡겨진 고씨 집안은 [검은 눈동자]에서는 그저 부잣집이었습니다만, 원작에서는 확실히 츠지 남작가. 답다, 는 말이 절로 나오는 건 어쩔 수 없군요. : ] 참고로 저 타마히코(...)가 남작입니다. 으악. 재수...주인공보다는(마유미도 좀 재수없을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오가사와라 사치코 님의 프로토타입이 이거였을 거라고 우기고 싶어지는군요) 츠지 가...아니 고씨 집안 가정교사 김 순혜 선생의 순정이 훨씬 마음을 울렸다고 할 수 있겠는데...선생의 소녀 시절이 등장한 것은 [유리가면]에서 츠키카게 선생의 젊은 시절이 나왔을 때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짜릿했어요.
그러나 무엇보다 제게 이 책을 기억하게 한 것은 원 남숙이라는 캐릭터의 존재였을 겁니다. 그녀는
...선영이나 영애에 비하여 아름다움은 좀 떨어지지만, 고상하고 열정적인 동그란 눈을 가진 차분한 학생이다. 그리고 영애나 다른 여학생들이 서로 다투어서 화려하고 사치하게 차려 입는 데에 비하여 정반대로 맵시도 모양도 내지 않는 대범한 축에 속한다. 교모를 머리에 쓸 때에도 거울을 보는 일 없이 아무렇게나 얹었고, 양말의 뒤줄이 직선으로 쪽 서지 않고 뒤틀려도 그만, 오바· 코트의 양쪽 주머니에 스마트한 사람이라면 아무 것도 넣지 않고 모양을 보는데, 남숙이는 읽다가 만 잡지건 휴지나 손수건 따위 아무 거나 마구 우겨 넣어 호주머니가 똥똥하게 부풀어도 덤덤하였다.
이런 그녀는 불량소녀.
그녀가 불량소녀인 이유는 소설을 탐독하고 영화관에 가기 때문입니다. 으아, 저 시대에 태어날 걸 그랬네. 소설을 탐독하는 것 정도로 후료 기분을 맛볼 수 있다니...게다가 그녀는 마 유미를...
.......숭배합니다.
입버릇처럼 그렇게 말하고 다닌다네요.
생각해 보니 마지막에 마 유미를 찾아내는 것도 원 남숙이었지. 마 유미가 사라진 후에 [늘 우울해하며 제가 가장 아끼던 친구가 사라져서 살 맛이 안 난다고]도 했고요. 심지어 그녀는 여학생 잡지에 익명(인지 필명인지)으로 마 유미를 칭송하는 글을 투고하기도 합니다. 그 잡지의 이름은 [여학생]입니다만...원작에서는 [麗女界].
읽어본 사람들 대개가 '의외로 다이나믹한 전개'에 놀라곤 하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한류드라마에 익숙해진 우리는 놀라지 말도록 합시다. 갑작스런 해피엔딩은 사실 예정되어 있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역시 누구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오 영애의 느닷없는 개과천선이라든지. ;;; 무엇보다 짜증나는 것은 역시 저 남자캐릭터의 존재이지만요. 그거야 원작 탓이겠지...
원작이 당시(1932년?)의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의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듯이 이 번안도 70년대(아마도.) 카톨릭계(여학교)의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 ] 진짜로 건질 만한 부분은 이것이라고 생각되네요. 유미와 선영을 비롯한 여학생들은 성모여학교에 다니는 걸로 되어 있고, 김 순혜 선생은 대구의 효성여학교를 나와 효성여대를 다니고 서울에 올라와 프랑스인 수녀의 소개로 가정교사가 되었습니다. 또한 저 부잣집의 소재지가 '명동'이라는 점이 시대감각이 느껴져서 재미있군요.
(*) 생각해보니 이석현삘이나 요시야 노부코 삘이나 별 차이도 없...OTL
Trivia
1. 웹에서 재미있는 아티클을 몇 개 찾았습니다. 이를테면 여기.
"덧붙여서 아츠코가 투고하고 있는 잡지의 이름은, [麗女界]. 좋은 이름이다..."
"1932년에는 이런 고집센 미소녀가 독자의 공감을 얻고 있었는지? " -근데 이건 요즘도 변함없다고 보지만...
2. 원작에서 마유미가 프랑스어 원문으로 읽었다고 했던 책은, 엑토르 말로의 [집없는 소녀En famille]. 그런데 이 번안에서는 같은 작가의 [집없는 아이Sans famille]. 번역 제목은 비슷하지만서도 원제만 보면 심지어 정반대. 이쪽이 한국에 더 널리 알려져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걸까요?
3. 천조제님 제보 : 紅の紋章
뭐, 뭐냐 이 드라마! ;;;
4. 구보 박태원은 헤어스타일이 요시야 노부코를 닮았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답니다. (...)
# by | 2006/09/28 20:52 | 花氣襲人知晝暖 (책)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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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눈동자의 표지 일러스트는 너무 맘에 드네요.
/ 유령 탈피 겸 링크 신고 드립니다. (꾸벅)
..그런데 붉은 참새라니 왠지 악마의 새 같아서 무섭습니다(..)
잠본이 / 흑흑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리린 / 어서 오세요. :] 마침 에디터 열어놓고 그 부분 쓰고 있다가 이 코멘트 봤습니다. ;;; 저도 저 대목이 가장 아스트랄...그리고 원 남숙(아아.;;)양의 필명도;
Devilot / 내용을 좀 추가해 봤습니다. 그리고 다음 번에 뵐 때 들고 나가도록 하지요. 사실은 내부 삽화가...음음;
사실 산호로 깎은 물건이니 그렇게 새빨갛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
firiel / 앗, 감사합니다. ^^;
표지만이 떠오르는 군요~
姉上 / 원작자에 대해 알면 더욱 더.
TITANESS / 언제 들고 나가도록 하지요. ^^;
주니깨비 / 헉, 전 반대였답니다. ^^;;;
아.......이거 90년대 판으로 집에 있어요, 있을 겁니다, 있을 거에요...^^;;;;;;;
기억을 더듬어 보니 제가 이 책을 읽은 건 무려 성당에서 선물로 받았기 때문입니다!!! 기억상에 있는 바로는 제 본명축일에 주일학교 선생님께서 선물로 주신 걸로 남아있군요.
근데 저 80년대판 표지가 제 하트에 직격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건 뭔가 책 분위기와도 안 맞는 흐리멍텅한 색이었던...;;;;;;;;;
생각해 보면 처음 읽은 건 아마 학급문고...갖다놓은 놈이 누굴까 잠시 망상에 잠겨 봅니다. 언 넘이 누나 책 쌔벼다 놓은 거냐!